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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포트> 돌고 돌아 그때로

레트로 그리고 뉴트로 열풍

2025-06-02


<트렌드 리포트> 돌고 돌아 그때로

레트로 그리고 뉴트로 열풍

 

유행은 다시 돌아오곤 한다. 과거는 늘 현재를 자극하는 재료로 남아 있고, 시대가 반복되듯 유행도 순환한다. 레트로는 회상, 회고, 추억을 뜻하는 레트로스펙트(retrospect)의 줄임말이다. 레트로 열풍은 한 시점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여러 시대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해왔다. 본격적인 시작은 2010년대 뉴트로라는 이름으로 본격화했는데 새로운(New)과 복고(Retro)를 결합한 단어로, 이미 지나간 시대의 유행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새로운 감각을 찾아내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 시작했다. 2018년 이후 대중문화에서 본격 확산, 20년 이후 MZ세대가 주도하는 감성 소비로 레트로는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며 과거 시대가 재조명 받고, 젊은 세대는 직접 겪지 못한 시대에 대한 낯선 신선함을 느꼈다. 이를 통해 옛 간식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패션업계에선 90년대 브랜드가 새롭게 주목받기도 했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폭싹 속았수다1970~198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켰는데, 이 인기가 복고 패션의 판매 급증으로 이어졌다. 더불어 양은 소재 밥상과 주전자, 접시 등 양은 시리즈의 매출도 증가했고, 고무신과 전통 스낵의 판매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레트로 감성은 다양한 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나의 감성 코드가 된 레트로는 취미로도 이어졌는데, 옛 취미로 잊혀졌던 뜨개질이 힐링 트렌드가 되면서 한 영화관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뜨개상영회를 개최하고 있다. 독서를 멋지게 여기는 텍스트힙(Text Hip) 트렌드가 쓰기로도 이어지며, 장문의 글을 창작하고 공유하는 라이팅힙(Writing Hip)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쇼츠, 릴스 등 자극적인 짧은 콘텐츠에 지친 마음을 글로 풀어내는 것이다. lp와 카세트테이프가 주목 받으면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은 lp, 카세트 테이프 버전의 앨범을 출시하기도 한다. 90~00년대에 인기 있던 브랜드들이 다시 인기를 끌며 힙한 이미지로 재해석되기도, 전원일기부터 야인시대 등 옛날 드라마를 다시 보는 역주행 인기를 모으기도, 디자인 및 영상 효과에서도 레트로 감성이 확장되기도 한다.

 

식품업계도 레트로 열풍은 한창이다. 소비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는데, 과거 단종시켰던 제품을 재소환하거나 레트로 패키지를 입힌 한정품을 출시해 구매 욕구를 자극시킨다. 과거에 즐겼던 맛을 다시 찾고자하는 중장년층의 감성, 신선한 경험을 원하는 MZ세대의 호기심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SNS와 유튜브 등에서 후기를 공유하는 문화 덕에 복고 제품은 자연스럽게 바이럴 되기도 한다. 레트로가 유행하면서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인 노포식당에 젊은이들이 몰리기도 하고, 복고풍 감성을 담은 음식과 정감 가는 인테리어를 담은 식당까지 사랑받고 있다.

 

레트로 열풍은 단순히 과거를 그리워하는 향수이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레트로는 더 이상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시대에 반응하는 하나의 문화적 흐름과도 같다. 순환하는 문화 트렌드 안에서 신선함과 개성, 트렌드와 결합해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도 그 익숙한 낯섦, 낯선 익숙함을 계속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지금도 훗날엔 그리운 과거가 되지 않을까? 수많은 레트로 안에서 다시 꺼내볼, 다시 재해석될 오늘을 더 느리게 애정해보자.

 

사내기자 | 김유리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