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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This Winter 나만의 겨울나기는?

2024-12-03

<기획기사> This Winter 나만의 겨울나기는?

 

 

겨울의 매력

 

매서운 바람이 옷깃에 스며들고 그 바람에 맞서 더 단단히 움츠리는 계절이 왔다. 길가의 나무도, 스산한 바람도 모든 것을 훌훌 털어내 버리는 듯한 풍경이다. 혹자는 그렇기에 쓸쓸함과 외로움, 허망함까지 느껴진다고 하고, 또 혹자는 그런 겨울나무를 볼 수 있는 겨울이라는 계절이 가장 좋다고 한다. 겉치레 없이 멋 하나 부리지 않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고 말이다. 생명이 만발하는 다른 계절에 비해 특별한 것 없어 보이는 겨울이지만 곳곳에서 겨울 만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겨울 홈캉스족은 겨울이야말로 집의 매력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고 한다. 평소와 같은 익숙하기만 한 내 집, 내 방이지만 겨울이 되면 그 어느 곳보다 따뜻하고 포근한 안식처가 된다. 보들보들 두터운 잠옷에 늘어난 수면양말을 신고 두꺼운 벽돌책을 읽거나 드라마, 영화 몰아보기, 뜨거운 물에 족욕 즐기기, 이불을 둘러매고 손 끝이 노래질 때까지 귤 까먹기 등 절로 노곤노곤해지고 편안해지는 겨울나기가 된다.

집 밖을 나가도 그 낭만은 이어진다. 곳곳에 울려 퍼지는 구세군 종소리와 겨울 노래들, 긴 밤을 아름답게 빛내는 겨울 조명 장식들이 차가운 바람을 조금은 따뜻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날씨가 추울수록 더욱 짜릿해지는 액티비티들도 있다. 오로지 추운 겨울에만 가능한 활동들이라 한겨울 추위도 잊게 해주는데, 겨울 액티비티의 꽃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며 설원을 질주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한파의 선물이라고 부를 정도로 추워야 제맛이라는 빙벽 등반도 더 이상 먼나라 스포츠는 아니다. 아슬아슬하기에 더 스릴 넘치는 빙벽등반은 해가 갈수록 애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목도리와 모자까지 빈틈을 메우고 썰매나 아이스스케이트를 타는 꼬마들의 얼굴에도 찬바람을 잊은 웃음이 번진다.

 

 

붕어빵의 배신과 변신

 

몸이 웅크려지는 겨울이 되면 기대되는 것 중 하나는 겨울철 길거리 간식이다. 추운데도 불구하고 노점에서 기다리다 먹는 뜨끈한 붕어빵이나 호떡, 군고구마 맛은 참을성을 절로 길러준다. 특히 달콤하면서 바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붕어빵은 남녀노소가 즐기는 겨울철 대표 길거리 음식이다. 겨울이면 자주 찾았던 붕어빵 가게가 줄어들면서 붕세권(붕어빵+세권)에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붕어빵 위치를 공유하는 어플이 겨울마다 인기 순위에 속하기도 한다. 하지만 겨울철 국민 간식인 붕어빵의 몸값이 올해도 가파르게 올라 붕어빵 너마저..!’를 외치며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 천 원 한 장만 있어도 여러 개를 살 수 있는 따뜻하고 가벼운 간식이었지만, 원자재 값과 물가 상승으로 붕어빵 한 마리에 1,000~2,000원에 거래되는 곳도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 붕어빵에 대한 심리적 불편함이 남아 있지만 아무리 붕어빵 가격이 올라도 붕세권에 산다는 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팥붕(팥이 들어간 붕어빵)이냐 슈붕(슈크림이 들어간 붕어빵)이냐 탕수육 소스의 찍먹, 부먹처럼 붕어빵 최고의 맛은 논란이 있는 소재 중 하나인데, 요즘은 더 놀라운 변신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백화점, 편의점, 카페, 제과점 등까지 나서서 김치, 불고기, 콘치즈, 흑임자, 소금빵 붕어빵까지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이색 붕어빵을 내세우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오마카세처럼 갓 구운 화려한 붕어빵을 즐길 수 있는 붕마카세까지 나왔다. 일정 인원만 예약을 받아 오픈키친에서 만드는 타코야끼 붕어빵, 인절미 크림 붕어빵, 누텔라 붕어빵 등 생각보다 탄탄한 코스가 붕어빵을 먹는 내내 설레게 한다. 붕어빵 외에도 겨울철 추위를 달래줄 먹거리들은 많다. 쫀득한 맛이 일품인 과메기, 한 컵만 먹어도 몸이 따뜻해지는 어묵 국물, 큼지막한 알과 탱글한 식감을 자랑하는 굴요리들, 고소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가득 퍼지는 군밤. 겨울을 다양한 별미로 즐겨보자.

 

goodbye 2024

2024년 달력도 이제 한 장 밖에 남지 않았다. 11개월 동안 못한 일들을 남은 한 달 안에 다 할 수 있을지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우리에겐 또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니 잠시 멈춰서서 한 달, 한 해의 마무리를 잘 지어보자. 연말은 굉장하고 거대하게 지나갈 수도 있지만, 소소한 기쁨과 감정을 알차게 나눌 수도 있는 때다. 한 해 동안 감사했던 사람들, 크고 작은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있다면 마음의 온도를 높일 수 있도록 나눠보자. 올 한 해 바쁘게, 또 무디게, 정신 없이 달려온 모두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한 해의 성적표를 받기 직전, 기분이 어떤가? 갓생을 살아내지 못했다고 불행하다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니까! 그 누구보다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을, 또 원하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 2025년이 되기를 바란다.